UX

[독서기록] 하루 한 장 UX의 법칙 100

보미삐 2025. 3. 24. 18:48

하루 한 장 UX의 법칙 100 도서 표지

 

버스 시간 때문에 강제로 20~30분 일찍 출근하게 된지 두 달째, 몇 명 없는 사무실에서 책을 읽기 시작했다. 조용한 사무실에서 책을 읽으며 아침을 시작해보니 이것도 나름 힐링이다. 아침에 책을 읽는 습관은 계속 유지하고 싶다.

 

이번 기회에 처음으로 완독한 책은 Y 팀장님이 빌려준 <하루 한 장 UX의 법칙 100>이다. DAY 1부터 DAY 100까지 한 장씩 읽을 수 있도록 나왔는데, DAY 1의 분량이 한 장이다. 나는 하루에 DAY 10에서 DAY 15 정도의 분량(10장~15장)씩 읽어서 2주일 정도 걸려 끝까지 읽게 되었다. 책을 읽다가 중간에 흐름이 끊기면 읽기가 싫어지는데 이 책은 매 장마다 주제가 바뀌어서 이전의 흐름을 따라잡아야 하는 부담이 덜해서 좋았다. ('숙제형' 책의 장점이랄까)

 

 

 

이 책을 가장 잘 드러내는 구절 

사용자가 최우선이다. 사용자를 최우선으로 하는 것은 그들에 대한 헌신만 있으면 가능하다. 사용자 입장에서 생각하기 위해 복잡한 과정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 그저 더 많이 듣고, 덜 말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리고 똑똑한 질문을 던지고, 호기심을 가지며, 공감하는 것이 중요하다. 작업 초기부터 최종 사용자를 고려하면 디자인과 상호작용하는 고객들에게 실질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매력적인 제품이 사용하기도 더 쉽다. 사람들은 아름다운 제품이 더 잘 작동한다고 믿는 편향이 있으며, 실제로 그렇지 않더라도 그렇게 믿는다. 그리고 만약 그 제품이 잘 작혀 작동하지 않더라도, 여전히 그 제품을 아름답다고 생각하고, 이후에 발생할 수 있는 사용성 문제에 대해 더 관대해진다. 이 현상은 이후 여러 연구에서도 관찰되고 확인되었으며, 이를 미학-사용성 효과aestheric-usability effect라고 부른다.
디자인은 완전히 객관적일 수 없다. 객관성에 대한 지나친 강조는 관점을 좁게 만들고, 덜 자유롭고, 덜 열린 마음을 가지게 하며, 창의력과 인간적인 사고를 약화시킨다. 나는 반 토른Yan Toorn의 의견에 동의한다. 디자이너는 각기 다 른 개인적이고 독창적인 관점을 환영해야 한다. 우리의 직관을 듣고, 과거 경험을 인정하며, 인간 경험의 총체를 디자인에 반영하는 것이 디자이너로서 우리가 가진 가장 큰 강점이다.

 

 

이 책을 통해 배운 점

<하루 한 장 UX의 법칙 100> 책의 일부분

 

UX/UI는 시각적 경험에 상당한 초점을 두고 있음을 새삼 느꼈다. IT기획자로서 UX에 대한 역량을 가지고 있어야 하는 것은 분명하지만, 확실히 UX/UI가 별개의 전문성을 가진 영역임을 더 절실히 느끼게 되었다.

 

UX의 100가지 법칙을 실제 진행 사례와 함께 보여주어서 좋았는데 특히 인상깊었던 사례는 니켈로디언의 어린이용 웹사이트였다. 보통의 웹사이트라면 필요한 정보를 쉽게 찾을 수 있어야 하는 것이 맞지만 이 웹사이트는 일반적인 웹사이트와는 다르게 설계했다고 한다.  어린이들은 새로운 공간을 탐험하는 것을 선호하고, 아무 이유 없이 버튼을 클릭하는 등의 특수한 행동 특성이 있기 때문이다. 클릭했을 때 해적이 나타난다거나 예상치 못한 곳으로 이동하는 것과 같이 어린이들의 흥미를 극대화시킬 수 있도록 UX를 설계한 것이다. 이렇게 의도적으로 UX 법칙에 반하도록 설계하는 경우는 처음 보기 때문에 새로웠다.

 

필자가 지금까지 수행해 온 다양한 프로젝트를 구경하며 실제로 어떻게 진행되었는지(클라이언트와의 소통, 진행 프로세스, 결과물 등)를 간접 경험 할 수 있어서 좋았다. 특히 클라이언트와의 소통 과정에서 얼만큼 중간 보고를 해야 할지, 중간 결과물에서 수정의 여지가 얼마나 있다고 이야기해야 할지와 같은 실무적 관점의 이야기가 우리나라에서 경험한 것과 크게 다르지 않아 동질감도 느껴졌다. 

 

 

이 책과 관련된 자유로운 감상

일단 가독성 이슈가 있었다. 내용의 번역투가 매끄럽지 않아서 읽는데 어려움이 많았다. 처음에는 아침에 책을 읽다 보니 내가 잠이 덜 깨서 책 내용이 눈에 안 들어오는 건가 싶었는데, Day 60 정도 읽으니까 아무래도 이건 내 문제가 아니라 이 책의 문제라는 것을 깨달았다. 한 문장이 너무 길거나 외국식 표현이 그대로 있어서 직관적으로 이해하기 어려웠다. (추가로, 책 본문에 사용된 고딕의 굵기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본문 폰트 굵기보다 조금 더 굵게 느껴졌는데 이것 때문에 가독성이 안 좋았던 것일까?)

 

그래도 UX디자이너 실무의 세계로 들어가볼 수 있던 점은 좋았다. 실무 위주로 적혀 있어서 내용 자체는 어렵지 않았고(번역이 어려웠을 뿐) 실제 프로젝트 결과물 이미지를 볼 수 있어서 좋았다. 그리고 Day 100까지 모두 읽으니 꽤 뿌듯했다. 현재의 나에게 대단히 와닿는 내용은 많이 없었지만 그래도 이 책을 읽는 동안 UX디자이너의 입장이 되어 실무에 대한 간접 경험을 했다는 데에 의미를 두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