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oduct

채널톡으로 알아보는 AI CS 챗봇

보미삐 2025. 3. 19. 22:26

채널톡의 ALF - AI 어시스턴트 기능 (사진 출처 : 채널톡)

 

채널톡의 ALF - AI 어시스턴트 기능의 무료 베타 서비스가 시작되었다는 소식을 봤습니다. 채널톡의 AI로 ALF라는 이름을 작년 출시때부터 사용하고 있었는데, 이번에 무료 베타 서비스를 하는 기능은 ALF의 어시스턴트 기능입니다. 기존의 AI 에이전트 ALF는 고객과 주로 만나는 AI로, 고객의 질문에 답변하는 역할을 합니다.

 

이번에 무료 베타 서비스를 시작하는 AI 어시스턴트는 고객이 아닌 채널 내 매니저가 고객과의 상담 중에 필요할 때 귓속말로 소환해 답변을 받는 형식입니다. 고객이 상담원과 대화하는 상황에서 AI 어시스턴트가 뒤에서 상담원을 도와주고 있는 모양이 상상됩니다. 고객이 AI와 대화하도록 강요하는 것 보다는 이렇게 뒤에서 AI가 사람을 보조해 주는 것이 매우 영리한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오늘은 채널톡으로 시작해서 CS 챗봇 시장까지 사고를 확장하며 공부해보았습니다.

 

 

 

채널톡은 AI 날개옷으로 갈아입는 중

사진 출처 : 채널톡

 

채널톡은 작년 4월, 생성형 AI 기술을 적용한 고객 상담 에이전트 ‘ALF(알프)’를 선보인 이후 지속적인 업데이트로 기능의 스펙트럼을 넓히고 있습니다. 기존에도 FAQ 기반 답변이나 간단한 챗봇 기능이 있었지만, ALF 에이전트는 자연어를 이해하고 질문 의도를 파악한 뒤, 사내 지식이나 외부 시스템 데이터를 탐색해 답변을 제공합니다. 예를 들어 고객이 “주문 배송은 언제 되나요?”와 같이 묻는 경우, ALF는 질문 의도를 이해한 후 관련 주문 정보 조회 등의 필요한 액션을 자동 수행하여 바로 답을 제시합니다. 

 

또한 ALF는 지식관리시스템(KMS)과 연계되어 회사의 FAQ, 가이드 문서를 학습하고 있어 보다 정확한 답변을 생성합니다. 채널톡이 자체 제공하는 문서 보관 기능(‘도큐먼트’)에 자료를 저장해두면 ALF가 대화 중 해당 내용을 찾아 답변하는 식입니다. 필요시에는 상담원을 호출하거나 연결하는 휴먼 핸드오프도 지원해, 복잡한 이슈는 사람에게 넘기는 유연성도 갖추고 있습니다.

 

이번에 무료 베타 서비스를 시작한 ALF 어시스턴트에서도 '도큐먼트'와의 연계가 핵심으로 보입니다. 도큐먼트 내의 문서를 학습해 상담 업무자에게 필요한 정보를 제공합니다. 도큐먼트에 CS 응대 내역이나 제품 가이드, 교환 환불 규정과 같은 회사만의 데이터를 넣어 학습시킬 수 있겠죠. 도큐먼트 기능을 통해 ALF 어시스턴트를 이용하는 기업이 100곳이라면, 100명의 ALF 어시스턴트가 생기게 될 것입니다. 각 회사의 ALF 어시스턴트가 학습한 각각의 도큐먼트의 내용이 다를 테니까요. ALF 어시스턴트는 상담 중 문서 검색이 필요할 때, 고객의 질문들을 한 번에 확인하고 싶을 때, 대응 멘트를 작성해야 할 때, 그리고 해외 고객을 응대할 때 번역 기능까지 상담 업무에 필요한 기능을 지원합니다. 개인적으로는 AI 기능 자체가 놀랍지는 않고요, AI 기능과 프로덕트와의 fit이 감탄스럽습니다. 

 

프로덕트에 자연스럽게 녹아든 AI 기능을 사용자들은 어떻게 사용하고 있을까요? 2024년 4월 알프 출시 이후 진행된 베타 테스트에서 전체 문의량의 30~44% 감소, 단순 문의의 55~72%를 ALF가 해결하는 성과가 보고되었습니다🔗. 2024년 8월 기준 ALF가 주당 2만 건 이상의 상담을 처리하고, 그 중 30%는 상담원 개입 없이 완결된 것으로 집계되었다고 합니다.

 

 

 

CS 챗봇 시장의 최신 트렌드

사진 출처 : zendesk

 

우리나라의 채널톡 뿐 아니라, 챗봇과 AI를 활용한 고객 상담은 전 세계적으로 빠르게 발전하고 있는 분야입니다. 시장의 최신 흐름을 살펴보면, 대화형 AI를 통한 자동화와 상담원 지원이 핵심 키워드입니다. 글로벌 고객지원 소프트웨어 기업인 Zendesk🔗는 지능형 분류, 매크로 추천, Answer Bot 등 AI 기능을 일찍부터 도입해왔고, 최근에는 생성형 AI로 업그레이드된 기능들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여러 지식문서의 정보를 요약·조합해 답변을 생성할 수 있고, 고객 문의에서 핵심 정보를 추출하는 AI 기능과 통화 내용을 자동으로 글로 옮기고 요약 및 감정 분석해주는 AI 보이스 기능도 도입했다고 합니다. 

 

또 다른 글로벌 플레이어 Intercom은 2023년 AI 챗봇 ‘Fin’을 출시한 바가 있습니다. Intercom Fin은 고객사의 FAQ 지식베이스를 학습하여 고객 질문에 대해 마치 사람처럼 자연스럽게 답변하는 점이 특징입니다. 대화 맥락 기억, 답변 생성 보조 등 상담원용 AI 도구도 추가하여, AI가 단순 문의 응대뿐 아니라 상담원을 도와주는 코파일럿 역할까지 수행하도록 발전시키고 있는데요. 실제 도입 기업들에서 평균 42%의 대화 건을 Fin 혼자 해결하고 최대 80%까지 자동 해결한 사례가 보고되었습니다🔗

 

이는 채널톡이 지향하는 바와도 일맥상통하며, 한국의 채널톡 역시 이러한 글로벌 트렌드 속에서 ALF를 통해 AI CS 솔루션 시장에서의 입지를 다지려는 모습입니다. 실제로 채널톡은 한국어를 포함한 다국어 지원과 이커머스 특화 기능으로 일본에 진출해 1만개의 고객사를 유치한 바 있으며🔗, ALF를 앞세워 북미 시장 진출까지 노리고 있습니다. 

 

 

 

AI 고객 응대의 한계와 도전 과제

AI에 열받고 인간 상담사에 화풀이‥짙어진 감정노동, 2024.06.18 MBC 뉴스데스크 캡쳐 / 클릭하면 유튜브 영상으로 이동합니다.

 

이렇게 CS 솔루션 시장에서 AI 활용이 핫하지만, AI에 의한 고객 응대에는 몇 가지 숙제가 존재합니다. 첫번째, 자연스러운 이해와 응대에 한계가 있습니다. 최신 AI가 언어 이해력이 뛰어나다고 해도, 사람의 복잡한 감정이나 미묘한 뉘앙스를 100% 파악하기는 어렵습니다. 특히 고객 입장에서 AI 답이 부정확하거나 질문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면 오히려 불만족이나 혼란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현재의 AI 에이전트는 정확도 검증과 제한된 범위 내 답변 등의 안전장치가 필요하며, 일정 수준 이상 복잡한 문의에서는 사람에게 넘기는 게 바람직합니다.

 

두번째, 정서적 교감 부족의 한계가 있습니다. 고객 응대에서는 단순한 문제 해결을 넘어 공감과 신뢰 형성이 중요한데 (그리고 인간 대 인간으로 대우 받고 있음을 느껴야 하는 K-감성도 은근 중요), AI는 아무리 자연어로 대화해도 결국 기계적인 응답이라는 인식이 있습니다. 불만을 가진 고객을 달래거나, 예외적인 배려를 제공하는 등 사람 상담원만이 할 수 있는 섬세한 대응이 필요한 순간이 분명 존재합니다. 우리나라 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약 90%의 이용자가 AI 상담보다 인간 상담이 더 낫다고 응답한 결과도 있었습니다🔗. 물론 단순 문의는 AI로 신속하게 처리되길 바라지만, 문제가 복잡해지거나 불만이 있을 때는 결국 사람을 찾는 경향이 강합니다. 따라서 완전한 AI 전환보다는 하이브리드로 운영하는 것이 현실적인 대안일 것 같습니다.

 

세 번째로 데이터 프라이버시와 보안 이슈입니다. AI에게 고객 문의를 맡기려면 고객 개인정보나 문의 내용을 AI 모델에 전달해야 하는데, 이때 데이터 유출 위험이나 보안 준수 문제가 대두됩니다. 예를 들어 챗GPT 같은 외부 AI 서비스를 사용할 경우 민감한 고객 정보가 모델 학습에 쓰이지 않도록 하는 장치가 필요합니다. 기업 입장에서는 AI 솔루션이 우리 내부 시스템과 안전하게 연동되는지, 대화 로그가 암호화되어 보호되는지 등을 면밀히 검토해야 합니다.

 

네 번째로 꼽을 수 있는 과제는 도입과 운영의 어려움입니다🔗. AI 챗봇이 제대로 성능을 내려면 충분한 학습 데이터와 초기 세팅이 중요합니다. 자사에 특화된 용어, 상품 정보, 정책 등을 AI가 알아야 정확히 답변할 수 있는데, 이를 준비하지 않으면 틀린 답변이 나가거나 “모르겠다”는 응답만 반복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도입 전 FAQ 정비, 시나리오 구상, 사내 데이터 수집 등의 노력이 필요하며, 도입 후에도 지속적인 성능 모니터링과 튜닝이 요구됩니다.

 


 

AI 챗봇이 가지고 있는 부정적인 인식(속 시원한 답변을 받지 못했다, 답답하다 등)도 개선해 나가야 하고, AI 기술이 가진 태생적 보안 이슈와 같은 여러 과제들을 보면 AI 고객 상담 시장이 아직 갈 길이 먼 것처럼 보입니다. 그럼에도 AI 고객 상담 분야는 사람과 AI가 협업하는 모델로 빠르게 발전할 전망입니다. 대형 언어 모델 기술이 계속 개선되면서, AI의 이해도와 응답 품질이 높아지고 환각 문제나 문맥 이해 한계도 점차 해소되고 있습니다. 향후에는 AI 에이전트가 대화 이력을 기억하며 고객 선호도나 문의 기록을 토대로 더 개인화된 응대를 제공하는 ‘퍼스널 AI 시대’가 열릴 가능성이 큽니다.

 

지금 당장 상용화는 어렵겠지만, 멀티모달 AI 상담도 중요한 흐름으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음성 합성(TTS)을 통한 실시간 전화 응대나 이미지 인식을 활용한 불량 판정 등 다양한 채널에서 일관된 AI 지원이 가능해질 전망입니다. 결과적으로 단순 반복 업무는 AI가 처리하고, 사람은 고부가가치 영역에 집중하게 될 것이며, 이러한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기업이 경쟁 우위를 확보할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