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성형 AI가 서비스로 상용화된 이후, 다양한 활용 사례가 등장하고 있습니다. 텍스트 요약, 이메일 자동 작성, 코드 생성, 이미지 편집 등 생산성 기능들이 많은 주목을 받고 있죠. 그런데 전혀 다른 방향에서 성장한 분야가 하나 있습니다. 바로 캐릭터챗입니다.
캐릭터챗은 단순한 질문 응답이나 도구형 AI가 아니라, 인격을 부여한 AI와의 상호작용을 중심으로 한 캐릭터 기반 대화 서비스입니다. 캐릭터챗은 하나의 장르로 자리잡으며 최근 B2C AI 시장 내에서 드물게 실질적인 수익을 내는 분야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캐릭터챗에 대해 탐구해 보겠습니다.
B2C AI, 기술은 있지만 돈은 못 번다?
OpenAI sees roughly $5 billion loss this year on $3.7 billion in revenue
CNBC has confirmed that OpenAI expects about $5 billion in losses on $3.7 billion in revenue this year — figures first reported by The New York Times.
www.cnbc.com
먼저 B2C AI 시장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대부분의 B2C 생성형 AI 서비스는 화려한 기술력에도 불구하고 수익화에는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구조적인 한계 때문인데요. 먼저, 운영 비용이 매우 높습니다. 고성능 AI 모델은 클라우드 기반에서 동작하며 API 호출 단가도 상당합니다. 사용자 수가 많아질수록 오히려 비용이 증가하는 구조입니다.
다음으로 무료 사용자 중심의 시장 구조가 한계로 꼽힙니다. 생성형 AI 서비스는 무료 체험이 당연시되고, 유료 전환율은 1~3%대에 그칩니다. 유료 플랜을 도입한 서비스들도 정기 구독 기반의 모델 외에는 마땅한 수익 모델을 만들지 못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광고 수익화도 어렵습니다. 개인화된 대화 흐름 속에 광고를 삽입하는 것은 답변의 신뢰도와 직결되는 문제이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어렵습니다. 배너 광고와 같이 광고 지면을 서비스 내에 배치하는 것도 사용자 경험을 해칠 위험이 큽니다.
이런 이유로 많은 B2C AI 서비스는 기술적 완성도와 사용자 수에 비해 현금 흐름이 매우 제한적인 상황입니다.
캐릭터챗은 그 어려운 걸 해냅니다
이런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캐릭터챗 장르에 속한 몇몇 B2C AI 서비스들은 실제 수익을 내고 있습니다. 특히, 단순 정보 제공형 챗봇이 아닌, 감정적 교류와 몰입형 스토리텔링 기반의 캐릭터 챗봇들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아래는 a16z의 2025년 3월 보고서🔗의 내용 중 일부입니다. a16z는 글로벌 월간 활성 사용자(MAU)를 기준으로 상위 50개 웹과 앱 프로덕트를 선정합니다.
상위 50개 웹 프로덕트 중에서 character.ai(3위), JanitorAI(5위), SPICYCHAT(9위), EdenAI(현 Joi ai)(16위), PolyBuzz(17위), Crushon AI(24위), candy.ai(34위), talkie(39위), CHUB(44위), Joyland(50위)까지 10개의 프로덕트가 캐릭터챗입니다.
꽤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죠?
특히 미국의 character.ai는 2023년 ChatGPT를 제치고 미국 앱스토어 엔터테인먼트 분야에서 매출 1위를 기록한 적이 있을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2025년 3월 기준으로 월간 활성 이용자(MAU) 약 2,200만 명을 보유하고 있으며, 유료 구독 모델을 통해 실제로 상당한 수익을 올리고 있다고 합니다🔗. 해당 서비스는 캐릭터를 직접 만들거나, 유명 캐릭터와 대화하는 형태로 운영되며, 월 $9.99의 유료 플랜을 통해 수익을 창출하고 있습니다.
상위 앱 프로덕트에서도 캐릭터챗 서비스를 찾아볼 수 있습니다. MAU(월간 활성 사용자 수) 기준 순위에서는 character.ai(8위)와 talkie(11위)가 이름을 올렸습니다. 다만, 사용자 수가 많은 앱과 수익을 많이 내는 앱은 서로 다를 수 있는데요. 수익 상위 앱에서는 캐릭터챗 장르(companion apps)인 LoveyDovey와 PolyBuzz가 포함되었습니다. 캐릭터챗이 많은 이용자를 확보하고 있을 뿐 아니라, 실제 수익 창출에서도 성과를 내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눈에 뜨는 것은 LoveyDovey라는 우리나라 서비스인데요. 한국어, 영어, 일본어, 중국어, 에스파냐어를 포함한 8개의 언어를 지원하며 서비스하고 있습니다. 한국, 일본, 대만, 태국 등 동아시아와 동남아 지역에서 월간 활성 사용자(MAU) 50% 이상 성장, 매출 및 만족도 1위(앱 리뷰 기준)를 기록하고 있다고 합니다🔗. 캐릭터챗 장르에 19금 요소를 포함하거나 남자들이 이용할만한 콘텐츠들이 비교적 많다고 느꼈는데, LoveyDovey는 여성 타겟으로 경쟁력을 높였다고 보입니다.
LoveyDovey에서는 인앱 화폐인 '잼'을 이용해 유저가 메시지를 보낼 수 있습니다. 메시지를 하나 보낼 때마다 잼이 소모되며, 하루에 일정량의 잼을 무료 제공한다고 합니다. 추가 잼은 유료 결제 또는 친구 초대로 획득이 가능합니다. 더 높은 수준의 답변을 들을 수 있는 모드일수록 잼이 많이 소모된다고 합니다. 캐릭터와 상황에 대한 몰입감을 통해 스토리를 경험하며 자연스럽게 과금하는 구조인 것입니다. 마치 게임에서 유료 결제를 하는 심리와 유사하다고 느껴집니다.
뤼튼(Wrtn)의 캐릭터챗 서비스 ‘크랙(Crack)’이 이러한 흐름을 증명하고 있습니다.
크랙은 최근 뤼튼의 기존 AI 플랫폼에서 분리되어 독립 앱으로 출시됐으며, AI 캐릭터와의 대화를 콘텐츠처럼 즐길 수 있는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 서비스의 핵심 수익 모델이 바로 ‘슈퍼챗’ 토큰 시스템입니다. 기본 대화는 무료지만, 슈퍼챗 토큰을 사용하면 고성능 응답을 받을 수 있습니다. 사용자는 소량의 토큰(예: 1회 대화당 1개)을 사용하거나, 월 구독 ‘슈퍼패스’, 24시간 무제한 이용권 등을 구매해 이용합니다🔗.
뤼튼의 캐릭터챗은 2024년 11월 유료화 후 한 달 만에 매출 10억 원을 돌파하고, 12월에는 20억 원을 돌파했다고 합니다🔗. 이러한 수치는 단순히 서비스 완성도가 높다는 것을 넘어서, B2C AI 분야에서 콘텐츠 구조를 활용한 실질 수익화 모델이 가능함을 입증한 사례입니다.
캐릭터챗은 왜 돈이 될까?
1. 감정에 기반한 반복 사용성
정보형 챗봇은 특정한 질문에 답을 얻고 나면 종료되는 사용 흐름을 가집니다. 반면 캐릭터챗은 정서적 몰입을 유도하며, 사용자에게 하나의 ‘상대방’으로 인식됩니다. 대화를 지속하고 싶은 감정이 생기고, 그로 인해 자연스러운 반복 사용이 발생합니다. 단순한 정보 소비가 아니라, 관계를 쌓는 경험이 되는 것입니다.
2. 팬덤형 소비 구조
특정 캐릭터에 대한 애정은 소비로 이어지는 강력한 동력이 됩니다. 이는 이미 게임, 웹툰, 아이돌 산업에서도 수차례 검증된 구조입니다. 캐릭터챗에서도 이러한 팬덤이 형성되며, 사용자들은 고급 기능, 특수 모드, 한정 이벤트 등 다양한 콘텐츠에 기꺼이 비용을 지불합니다. 특히 자신이 좋아하는 캐릭터가 주기적으로 업데이트되거나 반응을 보인다면, 지불 의지는 더욱 높아집니다.
3. 자연스러운 과금 유도
AI 서비스는 기능 자체를 유료화할 경우 거부감을 주기 쉽습니다. 하지만 캐릭터챗은 다릅니다. 사용자는 ‘AI 기능’에 돈을 내는 것이 아니라, 원하는 경험을 확장하는 데 비용을 지불하게 됩니다. 예를 들어, 특정 캐릭터의 고급 대화 모드, 개인 맞춤형 스토리 이어가기, 감정 변화 옵션 해금 등은 콘텐츠에 가까운 형태로 설계되어 자연스러운 과금 동기를 제공합니다.
4. 사용자 제작 생태계
수익화 구조는 플랫폼 단독이 아니라 사용자 참여형 생태계로 확장될 수 있습니다. 캐릭터를 직접 만드는 사용자들을 등장시킴으로서, 단순한 소비를 넘어 창작과 수익이 연결됩니다. 이는 콘텐츠 다양성을 확보함과 동시에, 사용자에게도 보상을 제공하는 구조로서 장기적인 지속 가능성을 확보하게 합니다.
캐릭터챗은 B2C AI 수익화의 힌트가 될 수 있을까?
모든 AI 서비스가 캐릭터챗처럼 수익을 낼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캐릭터챗이 작동하는 구조에는 몇 가지 핵심 조건이 필요합니다. 우선, 사용자의 정서적 연관성과 몰입을 유도할 수 있는 콘텐츠와 경험 설계가 중요합니다. 단순한 정보 제공이 아닌, 감정적 교류가 가능한 대화형 구조가 전제되어야 하죠.
또한 반복 사용성을 유도하는 UX, 그리고 작은 비용으로도 유의미한 차이를 주는 과금 구조 역시 필수입니다. 사용자가 ‘더 나은 경험’을 위해 자발적으로 지불할 수 있어야 하며, 과금은 기능 제약이 아니라 콘텐츠 확장으로 받아들여져야 합니다. 여기에 더해 사용자 참여형 생태계, 예를 들어 캐릭터 제작자에게 보상을 제공하는 구조는 플랫폼의 콘텐츠 다양성과 지속성을 함께 이끕니다.
결국 캐릭터챗은 기술 중심의 챗봇이 아니라, 콘텐츠 비즈니스와 UX 설계가 복합적으로 결합된 구조에서 수익성이 확보됩니다. 이 점이 일반적인 챗봇 서비스와의 가장 큰 차이이자, 캐릭터챗의 본질이라 할 수 있습니다.
앞으로 캐릭터 기반 AI는 단순한 대화형 서비스에 그치지 않고, IP 확장, 굿즈 연계, 라이브 콘텐츠 등 다양한 방식으로 진화할 가능성이 큽니다. ‘나만의 AI’, ‘감정 파트너’, ‘AI 아이돌’과 같은 형태로 확장되며, 새로운 콘텐츠 산업의 한 축이 될지도 모릅니다.
물론 이 장르가 단기적인 흥미로 끝날지, 지속 가능한 모델로 발전할지는 지켜보아야 합니다. 사용자 피로도 관리, 신선도 유지, 그리고 AI 성능 외에도 스토리텔링, 캐릭터 기획, UX 설계 등 콘텐츠 전반의 완성도가 장기 성공의 열쇠가 될 것입니다. 캐릭터챗이 앞으로 얼마나 진화하고, 얼마나 많은 사용자가 이 새로운 형태의 AI와 관계를 맺게 될지는 앞으로 주목해볼 만한 흐름입니다.
현실적으로, 대부분의 B2C AI 서비스는 수익을 내기까지 많은 어려움이 있습니다. 그러나 캐릭터챗은 그 안에서도 관계와 몰입이라는 인간의 본성에 기반한 경험 설계를 통해 수익의 가능성을 보여줍니다. 그리고 그 가능성은 이미 다양한 서비스에서 현실이 되고 있습니다. 이제 기술보다는 그 기술을 어떻게 관계 안으로 녹여낼 것인지가 더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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